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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 숨이 막혀 죽을 뻔했던 밤

Hib 백신을 맞지 않은 한 아이의 사례는 백신 불신이 실제로 어떤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 숨이 막혀 죽을 뻔했던 밤

Hib 백신과 백신 불신이 남긴 실제의 위험

백신에 대한 논쟁은 종종 통계와 이론의 영역에 머무릅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그 선택이 한 아이의 생사를 가르는 순간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몇 년 전 출간된 책 _The Panic Virus_에는 이러한 현실을 보여주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사례를 중심으로, Hib 백신이 왜 중요한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공포가 확산되던 시대적 배경

1998년, 영국의 의사 앤드루 웨이크필드는 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주장은 이후 심각한 연구 윤리 위반과 데이터 조작으로 철회되었지만, 이미 사회에 남긴 흔적은 컸습니다. 언론과 대중 담론을 통해 백신에 대한 불신이 빠르게 확산되었고, 2000년대 초반 미국 역시 그 영향권에 있었습니다.

매튜가 태어난 2003년은 바로 이러한 분위기 속에 있던 시기였습니다.

매튜의 이야기

2006년 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모노로빌에서 살던 세 살 아이 매튜는 평소와 달리 기운이 없어 보였습니다. 부모는 단순한 감기라고 생각했지만, 그날 밤 아이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고열이 오르고, 숨을 쉬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습니다.

응급실로 옮겨진 뒤, 한 의사는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다가 부모에게 예방접종 여부를 물었습니다. 매튜는 일부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 순간 의료진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아이의 어머니는 훗날 회고합니다.

백신을 맞히지 않았던 이유

매튜의 부모는 백신을 무조건 거부했던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당시 퍼져 있던 정보와 소문 속에서 불안을 느꼈고, 일부 예방접종을 미루거나 생략했습니다. 특히 Hib 백신에 대해서는 성분과 안전성에 대한 확신을 얻지 못했다고 느꼈습니다. 신뢰가 흔들리자, 선택은 접종 거부로 이어졌습니다.

이 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그때까지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Hib 감염과 후두개염

Haemophilus influenzae type B, 흔히 Hib로 불리는 세균은 건강한 성인에게는 비교적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면역 체계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어린이에게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Hib가 기도에 침투하면 후두개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후두개가 급격히 부어오르면서 기도가 막히고, 몇 분 사이에 질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태입니다. 매튜가 바로 그 상황에 놓였습니다.

엑스레이 영상에는 기도를 막고 있는 그림자가 선명하게 나타났고, 담당 의사는 즉각적인 전원 조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기상 악화로 헬리콥터 이송이 불가능해졌고, 결국 구급차 안에서 기도 삽관을 시행한 채 전문 병원으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그날 밤, 매튜는 의학적 혼수상태에 들어갔고, 의료진은 생존하더라도 뇌 손상이나 청각 장애가 남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살아 돌아온 아이, 그리고 남은 깨달음

다행히 며칠 후 매튜는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한 말은 매우 평범한 한마디였지만, 부모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이 경험 이후, 매튜의 어머니는 자신의 선택을 공개적으로 돌아보게 됩니다. 그녀는 백신을 거부했던 결정이 아이에게 실제적인 생명 위협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부모가 줄어들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Hib 백신은 왜 중요한가

Hib 백신이 도입되기 전, 미국에서는 매년 수만 명의 어린이가 Hib 감염으로 입원했습니다. 후두개염, 수막염, 폐렴은 물론, 생존하더라도 청각 손실이나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Hib 백신이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된 이후, 해당 감염병의 발생률은 99%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 백신은 생후 2개월부터 여러 차례 접종하는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보건기구와 각국 소아과 학회에서 필수 예방접종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남기는 의미

이 사례는 백신을 둘러싼 논쟁을 단순히 찬반의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백신을 맞을지 말지의 선택은 추상적인 철학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아이의 호흡과 생존에 직결될 수 있는 결정입니다.

백신은 완벽하지 않으며, 모든 위험을 0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예방접종이 사라졌을 때 어떤 위험이 되돌아오는지는, 이미 과거와 현재의 사례들이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튜의 이야기는 그 사실을 가장 구체적인 방식으로 증명합니다.


레퍼런스

  1. Seth Mnookin, The Panic Virus, Simon & Schuster https://www.simonandschuster.com/books/The-Panic-Virus/Seth-Mnookin/9781439158654

  2. CDC, Haemophilus influenzae type b (Hib) Disease https://www.cdc.gov/hi-disease/vaccines/index.html

  3. World Health Organization, Hib Vaccines: WHO Position Paper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who-wer8839-413-426

  4. Hib: A Family's Story (:60 second video PSA) https://youtu.be/gAEPyBYvSEo?si=QkXW2EnF-kpte_Sr

이 사례는 『The Panic Virus』에 소개된 실제 이야기로, 아이의 어머니가 직접 경험을 증언한 영상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Hib 감염으로 후두개염이 발생했을 당시의 상황과, 예방접종을 미루게 되었던 배경에 대한 솔직한 회고가 담겨 있습니다.